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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여행] 진경 산수의 시대를 열다 /김수증의 곡운구곡(방화계/청옥협/ 신녀협)

我空 2012. 12. 27. 00:01

진경산수의 시대를 열다

조선 후기, 우리 회화에 나타난 새로운 현상은

겸재 정선(謙齋 鄭敾 1676∼1759)으로 대표되는 ‘진경산수화’다.

조선에는 중기까지만 해도 중국화의 영향을 깊이 받아

산수를 그려도 이 땅의 산천이 아니라

중국 산수화를 모사한 관념 산수가 지배적이었다. 

조선 중기 묵화 속 산수는 우리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보라.

그건 우리의 산하가 아니지 않는가.

이런 분위기를 뒤엎고

우리나라 산수를 직접 눈으로 보고 그리자며

등장한 전위 미술이 진경산수(혹은 실경산수)였다.   
 
그 진경산수의 이론적 배경을 제공하고 서막을 연 것이 안동김씨였다.

김상헌의 손자 김수증(金壽增 1624∼1701).

그는 서예에 두각을 드러냈고 지식인 사회의 대유행했던 금석문에서도 명성을 날렸다.

하지만 동생 수항이 스승 송시열(宋時烈 1607∼1689)과 함께 유배되자

과감히 새로운 삶을 선택한다.

벼슬을 버리고 강원도 화천에 들어간 것.

그곳에서 농사지으며 은일했다.
 
은둔의 삶 속에서 멋을 추구했던 그는 주자의 행적을 모방한다.

그곳을 곡운(谷雲)이라 부르고

경치 좋은 9곳을 평양 출신 문인화가 조세걸(曹世傑)에게 그리게 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곡운구곡도(谷雲九曲圖)’다.

‘곡운구곡도’에는 생생한 우리 산수의 모습은 말할 것도 없고

띠집과 백성들의 농사짓는 모습, 닭 개 소 나귀 등 동물의 행동까지 빠짐없이 사실감 있게 그려져 있다. 


이 그림을 제작할 때 김수증은 화가 조세걸과 일일이 계곡을 답사하면서 어떻게 그릴 것인지 지도했다.

거울에 반사되듯 사실적으로 그리게 했다는 것.

현실의 있는 그대로의 재현,

이것이야말로 진경산수가 갖는 사실정신의 핵심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구곡도’는 당시 지식인 사회의 유행이었다.

중국의 주자를 흠모한 조선의 유학자들은 그의 무위구곡도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많은 이들이 구곡도를 그렸다.

이 때문에 앞서 율곡이 황해도 해주 석담을 담은 고산구곡을 그리게 했지만,

거기에는 우리 산천을 사생한다는 개념은 없었던 것이다.
 
김수증의 조카 김창협은 ‘곡운구곡도’ 발문에 이렇게 적었다. 
 
“세상에서 좋은 그림을 보면 핍진하다고 말하고 또한 좋은 경치를 보면 그림과 같다고 한다.

그리는 자가 뜻이 이르는 곳을 따라 대상을 배치해 때로 붓 아래에서 절정의 좋은 경계를 환상처럼 내기 때문이다.

그런즉 선생(김수증)이 산에 있을 때는 각건에 지팡이 짚고 구곡을 노닐었으니

이것이 곧 ‘화경계(쎹境界)요, 산을 나와서는 문 닫고 집에 틀어박혀 그림에서 상상했으니 이것이 곧 ‘진구곡(眞九曲)’이다.

진(眞)과 화(畵))가 어찌 나뉘겠는가? 이 그림을 보는 자들은 마땅히 먼저 이 공안(公案)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곡운구곡도’를 통해 김수증이 진경산수의 개념을 실천으로 보여줬다면, 조카 김창협은 이렇듯 이론적 토대를 제시한 것이다.  

 

 

 

 

제 1 곡 방화계[傍花溪]

일곡이라 세찬 여울 들어오기 어려우니

복숭아꽃 피고지고 세상과 격 하였네

깊은 숲길은 다해 오는 사람 없으니

어느곳 산가에 사는 사람 있으리

-곡운 김수증-

 

 

제 1 곡 방화계

곡운 구곡은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 용담리에서 삼일리에 이르는 계곡 지촌천에서 위치해 있으며

춘천에서 5번 국도를따라 화천 방향으로 가다 사북면 지촌리 검문소에서 사내면 사창리 방향 56번 국도를

이용 하면 춘천과 화천군의 경계에서 곡운구곡의 첫번째 비경

방화계를 만난다. 

 

 

 

눈과 얼음에 덮혀 흐르는 물은 볼수 없으나 흰눈속의 설경 또한 비경으로

이곳에 도로가 나지 않았을 당시를 생각하면 가히 절경이라 할 수 있겠다.

 

 

 

 

 

 

 

 

 

 

 

 

 

제 2 곡 청옥협(淸玉峽)

이곡이라 험한 산에 옥 봉오리 우뚝하니

흰 구름 누룬잎은 가을 빛을 발 한다.

걸어 걸어 돌 사다리 신선세계 가까우니

속세떠나 몇만겹 돌아 온 줄 알겠네

- 아들 김창국 -

 

 

눈 덮힌 산야에 길 하나  오가는 이 없는 인적 드문 겨울

계곡은 얼어 물소리 숨 죽이고 앙상한 나무 가지만이 반긴다.

 

 

제2곡 청옥협

제 1 곡 방화계에서 화천군 사내면 사창리 방향으로 진행 하다보면 용담쉼터가 나오고

게곡을 감상하며 가다 보면 청옥협이 보인다.

 

 

사진에서 보는 저 봉오리가 옥봉오리가 아니였을까.

첩첩 산중 이곳을 찾은 김수증과 화가 조세걸은

이곳에 어떨게 올 수 있었을까...

비경을 찾아 험한 산 마다 않고 찾은 선조들의 풍류에 대해 놀라지 않을수 없다.

 

 

 

 

 

 

 

 

제 3 곡 신녀협(神女峽)

삼곡이라 빈터에는 신녀자취 묘연한데

소나무에 걸린달은 천년을 흘렸세라

청 한자 놀던뜻을 이제사 알겠으니

흰 돌 위에 나는 여울 그 모양이 아름답다

- 조카 김창업 -

 

 

제3곡 신녀협

제2곡에서 사창리 쪽으로 걷다보면 용담샘터가 나오고

용담리 마을 입구에 왼쪽에 정자가 하나 있어 찾기가 쉽다.

여름철 물놀이 장소로 좋은 곳으로 정자에 앉아 계곡을 내려다 보면

절경에 시 한수가 절로 나올 법한 곳이다.

 

 

 

 

 

 

 

 

 

 

 

 

 

 

 

 

 

 

 

-조세결의 곡운구곡도는 화천박물관의 자료 이며 말 머리 글 내용은 인터파크 북&에서 발춰 한것 임-

2013 화천 산천어축제(1월5일부터 27일까지)에서 신나고 놀고 돌아가는 길에 절경을 구경 하는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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