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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風磬) /이외수 시

我空 2013. 10. 13. 06:00

풍경

가을밤 산사 대웅전 위에 보름달 떠 오른다

소슬한 바람 한 자락에도 풍경소리

때로는 달빛 속에서 속절없이 낙엽도 흔들리고

때로는 달빛 속에서 속절없이 부처도 흔들린다

 

삼라만상이 절로 아름답거늘

다시 무슨 깨우침에 고개를 돌리라

밤이면 처마 밑에 숨어서

큰 스님의 법문을 도둑질하던 저 물고기

지금은 보름달 속에 들어 앉아 적멸을 보고 있다

 

글쓴이 이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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